치과 충치 치료(인레이, 레진, 크라운)에 대한 불편한 진실


인은 의사도 아니고 치과 관계자도 아님을 우선 밝힙니다.
이 글을 쓸지 말지도 고민을 많이 했다.
아예 문제의 치과 이름을 밝힐까도 고민을 많이 했었다.
세상엔 사람의 인생을 가지고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나쁜 놈들이 참 많다.
치과를 마지막으로 갔던 것이 언제였더라?
치과를 다니지 않는다.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한 번은 지인을 만나려다가 시간이 비어서 그간 쌓인 치석을 제거하려고 스케일링을 받기로 하였다.
어디로 갈까 두리번거리다가
1. 목동역 근처에 산타클로스 치과를 방문했다.
건물의 외관은 낡았지만, 내부는 완전히 새것 같았다. 작은 치과였고 주로 동네 아이들이 많이 오는 것 같았다. 내가 진료받는 중에도 아이를 데려온 엄마가 있었다.
일단 신뢰가 갔다.
그 지역에서 애를 키우는 엄마가 선택한다는 것 자체로도 신뢰가 갔다.
이빨 사진을 찍고 이빨 상태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어금니에 약간의 충치가 있다고 한다.
아래 오른쪽 깨끗한 사진 보면 제일 작은 이빨에 검은 선이 보이는데, 그런 느낌으로 점이 하나 있는 수준이었다.
그림자 아니냐고 물어보니 충치란다.
나는 겁먹어서...
그렇잖아 충치가 점점 커져서 내 이빨을 다 썪게 만들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
치료 방법에 대해서 물어봤다.
굳이 치료할 정도는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고 스케일링을 아주 꼼꼼히 해주었다.
친절함에 믿음이 가면서도 내가 치과에 대해서 전혀 모르니 불안했지만, 이내 잊고 지냈다.
그러다가 몇 달 뒤에 이빨이 살짝 깨져서 맨들맨들하게 뭔가로 때웠으면 좋겠다 싶어서 치과를 방문했다.
2. 서울대입구역 근처의 OO치과
해당 치과는 장사가 잘되어 강남의 방배동 쪽으로 이전한 것으로 연락받았다.
새 건물에 있던 해당 치과는 내부도 깨끗하고 굉장히 컸다.
그리고 간호사도 많았다.
뭔가 기업형 치과의 느낌이 들긴 했다.
이빨 사진을 찍고 진료를 받으니 엉뚱한 곳의 이빨이 깨졌다고 말한다.
간호사도 당황해서 반대쪽이라고 하니 의사는 이쪽도 깨졌다며 다시 진찰했다.
그리고 어금니가 8개(혹은 6개)가 새까맣게 썪었다고 했다.
내가 어이없다는 듯이 이빨 속이 보이냐고 물어봤더니 겉은 괜찮아 보여도 속은 새까맣게 썪었단다.
썪은 정도에 따라서 레진이나 인레이정도만 해도 충분할 거라고 말하면서 혹시 모르니 X레이를 찍어보자고 한다.
그렇게 X레이를 찍고 나서 명찰에는 치아 코디네이터? (정확히 기억이 안 남)라는 여자분에게 상담실로 끌려가서 레진과 인레이, 크라운 그리고 임플란트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X레이 사진에 대해선 뭔 사랑니에 대한 얘기만 했다.
아무리 봐도 충치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레진과 인레이를 하게 되면 잇몸이 약해져서 지속적으로 잇몸 치료를 받아야 한단다.
이거 무슨 평생 노예 고객을 만들려고 그러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모르잖아.
이 사람들 말이 맞을지...
내가 이빨에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데 굳이 이빨을 깎아 내어서 세라믹을 씌우는 그런 걸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니 본인 애들도 다 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
총비용은 싸게 해서 300만 원으로 해준다고 했다.
지금 결제할 거냐고 하길래 더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스케일링도 안 할 거냐길래 그렇다고 하고 진료비만 내고 왔다.
깨진 곳을 때우로 방문한 환자인데, 깨진 곳에 대한 얘기는 1도 하지 않더라.
여튼 목동의 산타클로스 치과가 잘못 진단했거나, 서울대입구역의 OO치과가 사기꾼이거나
치과에 전혀 관심이 없었고 완전히 무관심했던 나에게 이 두 치과의 큰 차이가 나는 진단은 너무나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치과를 방문해야지 방문해야지 하고 미루다가
3. 경기도의 한 서울대학교 (마크가 있는.. 이름 기억 안 남) 치과를 방문했다.
마침 스케일링을 받은 지 1년이 넘었기도 해서 스케일링 받으러 왔다면서 자연스럽게 진료를 받을 생각이었다.
내부는 새것같이 깨끗하고 넓었다. 시설도 좋더라.
암튼 똑같이 이빨 사진을 찍고 의사 설명 없이 바로 스케일링을 한 후에 설명을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1년 전에 목동의 산타클로스 치과에서 들었던 말과 완전히 똑같았다.
충치가 전혀 커지지 않았다.
그래서 질문을 했다.
충치 치료 방법은 뭐냐고...
역시 약간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이 정도는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내가 좀 빡쳐서 OO치과에서 어금니 8개가 속이 다 썪었다고 레진, 인레이를 해야한다며 300만 원을 견적 뽑았다고 하니까 그냥 허탈하게 웃더라.
작년에는
4. 중앙역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서울S치과에 단순 검진차원에서 다녀왔다.
여기서도 같은 내용의 진단을 받았다.
겉보기와 다르게 내부는 굉장히 크고 좋았다.
기간의 차이는 있어도 충치가 자연 회복되는 경우는 없잖아?
그럼 서울대입구역에 있던 (지금은 방배동에 있는) OO치과의 진료는 명백한 사기잖아.
참 세상이 무섭구나 하는 걸 느꼈다.
내가 왜 이런 글을 쓰냐하면
나와 동갑인 친구 중에 몇 년 전부터 잇몸까지 다 망가져서 틀니를 끼고 있는 친구가 있었다.
젊은 나이에...
그 친구를 보고 겁이 나더라.
내가 만약에 목동에서 산타클로스 치과를 가지 않았고, 서울대입구역의(현재는 방배동에 있는) OO치과에서의 진료만 믿고 또 할인해준다는 말만 믿고 바로 계약했으면...
상상하기도 끔찍하다.
내가 성인이 되어서 방문한 4곳의 치과 중에 3곳은 정직한 진료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충치 치료의 금액적인 부분은 떠나서 일단은 진료라도 정확히 하고 멀쩡한 이빨은 건드리지 않는 양심적인 치과 의사가 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적어도 대다수의 치과는 진료를 정확히 하니 다행이다.
그래도 충치 치료는 반드시 3곳 이상 다녀보고 정하라고 하던데, 기왕이면 지역을 다르게 해서 하시길.


이것이 꼭 금액의 문제만은 아니라 당신의 남은 일생동안의 치아 건강과 직결될 수 있으니 꼭 몇 군데 방문하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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